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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내는 치매, 귀신 보는 치매(박준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10-04
조회 41032

화를 내는 치매, 귀신 보는 치매

 

박준혁 센터장(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

 

치매 환자의 행동문제는 단순히 기억, 인지기능장애의 이차적 증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인지기능 저하와는 독립적으로 나타난다. 국제노인정신의학회의 정의에 의하면 치매의 행동신경심리증상(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 BPSD)이란 치매 환자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불안, 초조, 배회 등의 행동장애나 지각, 사고내용, 정서 등의 정신장애에 의해 발현되는 증상들을 말한다. 치매의 행동신경심리증상은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 전측두엽 치매 등 모든 치매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치매간호시설에 거주하는 치매 노인의 약 70-95%, 가정에서 치료 받는 환자의 60%가 행동신경심리증상을 경험한다.

 

치매의 행동 및 정신증상은 치매 환자를 조호 시설에 조기 수용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환자를 돌보는 데 필요한 비용을 증가시킨다.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또한 치매 조호자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치매 환자의 기능을 저하 떨어뜨린다. 행동신경심리증상이 있는 치매 환자의 기능이 훨씬 저하되는데, 행동신경심리증상이 호전되거나 사라지면, 치매 환자의 기능도 호전된다. 마지막으로 치매의 종류에 따라 초기에 나타나는 행동, 정신증상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행동신경심리증상은 치매의 종류를 판별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준다. 치매 환자는 사회로부터의 위축되거나 소외된 생활을 하다가 우울증, 피해 망상 등 행동신경심리증상이 인지기능 장애보다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루이체 치매의 경우에는 인지기능의 저하되기 전 초기에 생생한 환시를 동반하는 경우가 흔한데, 만약 노인이 집안에서 귀신을 본다는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할 경우, 제일 먼저 루이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인지기능의 저하 이전에 성격변화, 이상행동, 언어장애로부터 증상이 시작될 경우에 전측두엽치매를 먼저 의심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지원하고 본 저자가 참여한 2015년 '초기치매환자의 행동유형 및 패턴 분석 연구'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무감동증의 비율이 69%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우울감 53%, 과민성 46%, 초조공격성 38%, 야간행동 34%, 불안 32%, 식습관 변화 29%, 망상 25%, 이상운동행동 25%, 탈억제 16%, 환각 8%, 들뜬 기분 3% 순이었다. 또 알츠하이머 치매의 망상, 환각, 초조·공격성, 무감동, 이상운동행동, 야간행동, 식습관의 변화 등의 행동심리학적 증상은 1년후의 더 심한 치매경과의 진행과 연관이 있었다. 일반인과 구별되는 치매환자가 갖고 있는 특징적인 행동심리증상을 이용한 5문항(망상, 환각, 초조·공격성, 무감동, 과민성) 치매선별도구를 개발하였는데 기존의 인지기능 기반의 치매선별도구와 비교해서 거의 비슷한 치매 선별 효과가 있었다.

 

치매환자의 비인지기능 증상 즉 행동신경심리증상은 치매의 진단, 치료, 예후, 조호, 치매환자와 치매보호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더 이상 치매의 부가적인 증상이 아니라 핵심증상이다. 다행스럽게 치매의 인지기능 증상보다 치매의 행동신경심리증상은 비약물 치료 및 약물치료에 반응이 좋아 증상조절이 가능하다. 효율적인 치매 행동문제 관리가 치매 정복의 또 하나의 지름길임이 틀림없다.

 

원문(한라일보): https://www.ihalla.com/read.php3?aid=1467730800540482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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